제주 방언이 궁금해?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로 다시 떠오른 제주 사투리 이야기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제목부터 참 독특하죠?

전 이 제목을 보고 오래 전  제주도 여행이 떠올랐어요.

그때 친구들과 제주도에 갔고, 버스를 타고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던 중이었죠. 버스비를 내고 자리에 앉자마자, 기사 아저씨가 저를 보며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폭싹 속았수다~”

순간 무슨 뜻인지 몰라 멍해졌죠. 누가 나한테 화낸 건가? 실수했나?

그런데 아저씨는 웃으면서 “그 말은 고생 많았다는 뜻이우다~”라고 알려주셨어요.

그 따뜻하고 정감 있는 말투는 아직도 잊히지 않아요.

그 기억 덕분에, 드라마 제목을 보는 순간 저 말의 의미가 바로 떠올랐어요. 그리고 문득, 

제주 방언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폭싹 속았수다'의 뜻은?

우선 드라마 제목부터 다시 살펴볼까요?


폭싹: 완전히, 아주, 몽땅

속았수다: 속았어요, 또는 당했어요

하지만 여기서 ‘속았다’는 단어가 단순한 사기나 장난의 의미는 아니에요.

상대의 고생이나 힘듦에 공감하는 따뜻한 위로의 표현으로도 쓰입니다.


즉, “폭싹 속았수다”는 “정말 힘들었겠구나”, “고생했네”라는 공감의 말이죠.

이런 표현은 단순한 말 그 이상으로, 제주 사람들의 정서와 따뜻함이 담겨 있습니다.

자주쓰이는 제주방언들

제주 방언표준어 의미사용 예시
혼저 옵서예어서 오세요식당, 민박집 등에서 자주 들음
수고 햄수다수고하세요인사말
고맙수다감사합니다고마움을 전할 때
간세다리게으름뱅이장난스럽게 누군가를 놀릴 때
하르방할아버지돌하르방'에 등장
몸국모자반 돼지고기국제주 향토음식
정지부엌부뚜막에 방바닥을 잇달아 꾸민 부엌
오름작은 화산 봉우리제주 도보 여행 명소
미캉제주특산물
통시화장실일상적 표현
와리다서두르다', '조급해하다'일상적 표현

제주 방언, 이렇게 써보세요!

제주 방언은 소리도 정감 있고, 운율이 있어서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져요. 아래는 상황별로 쓸 수 있는 제주 표현들이에요.


🟠 여행 중 인사할 때

“혼저 옵서예~” – 어서 오세요

“수고 햄수다~” – 수고하세요

“잘 살아게마씸” – 잘 지내세요

🟠 감탄하거나 위로할 때

“폭싹 속았수다~” – 고생 많았어요

“간세다리구나~” – 게으르긴 게으르네

“고라져부러!” – 굴러떨어졌네!

🟠 여행지에서 쓸 수 있는 말

“놀멍 쉬멍 갑써예~” – 놀면서 쉬러 가요

“이 오름 멋져부러~” – 이 산 참 멋지네요!



제주 방언을 알면 여행이 더 즐거워진다

제주 방언은 단순한 지역 사투리를 넘어 제주의 문화와 삶이 녹아 있는 말입니다.

언뜻 들으면 낯설 수 있지만, 알고 보면 따뜻하고, 쓰다 보면 정이 붙어요.


실제로 제주 여행 중에 간단한 방언 한마디라도 건네면,

현지 분들이 무척 반가워하시고 더 따뜻하게 대해주신답니다.




✨ 마무리하며

다음에 제주도를 찾으신다면, 자연 풍경뿐 아니라 제주 사람들의 말투에도 귀 기울여보세요.

그 말 속에는 이 섬의 역사와 사람들의 정이 담겨 있으니까요.


그런데 아쉽게도, 제주 방언은 빠른 속도로 소멸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젊은 세대는 대부분 표준어를 사용하고, 일상에서 방언이 점점 사라지고 있죠.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방언의 매력을 알고, 쓰고, 나누는 것이

문화유산을 지키는 가장 소박하지만 의미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