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돼지의 왕 – 상처는 기억 속에서 자라나 복수가 된다
“악연 봤다면 이 작품도 봐야 해”
넷플릭스 <악연>을 보며 마음이 무거워졌던 분이라면, 아마 티빙의 <돼지의 왕>을 검색창에 쳐봤을 거예요. 저도 그랬거든요.
어릴 적 폭력과 트라우마, 그게 만든 어른들의 감정 구조 <악연>과 <돼지의 왕>은 무드가 참 닮았어요. 하지만 <돼지의 왕>은 훨씬 더 직설적이고, 날카롭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아픔을 덮지 않아요. 끝까지 보여줘요. 학교폭력은 단순한 아이들의 장난이 아니에요. 그건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고, 삶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는 현실이에요.
한 줄 요약 (스포 포함)
학교폭력 피해자가 20년 후 연쇄살인범이 되어 돌아왔다.
그리고 그를 쫓는 형사는, 그 시절을 함께 겪은 친구였다.
돼지의 왕 – 줄거리 (스포 포함)
황경민(김동욱)은 중학교 시절 끔찍한 학교폭력을 겪었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 그는 평범한 회사원처럼 보이지만, 아내의 죽음을 계기로 모든 걸 무너뜨릴 계획을 세웁니다.
그는 하나씩, 그때 자신을 괴롭혔던 가해자들을 찾아가 죽입니다. 이건 단순한 분풀이가 아니에요. 20년을 기다린 '재판'입니다.
그리고 그를 쫓는 형사 정종석(김성규)은 중학교 동창. 하지만 그는 피해자일까? 방관자일까? 드라마는 이 질문을 끝까지 따라갑니다.
주요 등장인물
- 황경민 (김동욱) – 온화한 얼굴 속 분노와 복수를 감춘 인물. 연기력 소름.
- 정종석 (김성규) – 수사와 죄책감 사이에서 흔들리는 형사. 피해자인가, 방관자인가.
- 강진아 (채정안) – 냉철하고 침착한 형사. 두 남성과는 다른 시선의 중심축
채정안이 연기한 강진아는 원작에는 없은 캐릭터 라고 합니다.
감상 포인트 – <악연>과 다른 점들
1. 악연은 “악의 씨앗”, 돼지의 왕은 “악의 끝”
<악연>은 "언제부터 악이 시작됐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돼지의 왕>은 "그 악이 끝까지 자라면 어떤 괴물이 될까?"를 보여줍니다.
2. 학교폭력의 ‘그 이후’를 정면으로 묻는다
많은 드라마가 극복과 용서를 이야기하지만, <돼지의 왕>은 "어떤 상처는 복수 없이는 멈추지 않는다"는 불편한 진실을 말합니다.
3. 연기력, 미쳤습니다
김동욱은 감정을 미소로 숨기는 연기를, 김성규는 무력한 죄책감을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둘의 대면 장면은 감정 폭발 그 자체.
보기 힘들지만 눈을 못 떼는 드라마
<돼지의 왕>은 잔인하고 고통스러워요. 그렇지만 너무나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 가해자는 한 명뿐일까? 손에 흉기를 들지 않았어도, 외면하거나 침묵했던 모두가 누군가에겐 가해자였을 수 있다고
- 피해자의 복수는 또 다른 가해인가?
- 우리는 과거를 정말 잊고 사는 걸까?
불편한 진실을 끝까지 직면하게 만드는 드라마.
그냥 "폭력 → 복수"의 단순한 구조가 아니라,
“넌 정말 아무 죄도 없어?”라는 질문을 조용히 던진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냥 연쇄살인 스릴러처럼 시작해놓고,
보다 보면 자꾸 내가 방관자였던 순간들이 떠오르게 만들죠.
어쩌면 그게 이 작품이 사람들 마음을 이렇게 무겁게 만드는 이유 같아요.
마무리
<악연>을 보고 마음이 먹먹했다면, <돼지의 왕>은 그 감정을 끝까지 끌고 가 ‘직면’하게 해주는 드라마입니다.
- 📌 티빙 오리지널 12부작
- 📌 스릴러 / 복수 / 심리극
- 📌 ‘학교폭력 이후’를 정면으로 다룬 보기 드문 드라마